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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위원회 새소식

[세종] 상반기 노무현시민학교를 마치고

by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 2024.06.1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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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끔 지도를 보자’ 

 

영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시공간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오동진 평론가의 강연 ‘정치는 영화다. 영화는 정치이다’를 통해 배웠다.

 

미국의 동북쪽 끝에 위치한 ‘메인’주에 위치한 랍스타 어부들과 고래가 사는 곳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운동가들이 8년간의 토론을 담은 다큐영화 ‘인텐던트’. 다큐 영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어부와 환경운동가가 끊임없이 토론하며 각자의 입장을 조절하고 합의해 나가는  정치적 영화임을 설명하던 오동진 평론가. 영화는 그 시대의 정치와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1934년 흥행했던 ‘어느 날 밤에 생긴 일’이라는 코미디 영화의 사례를 들며 경제 대공황 시대에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까지 고민하는 일은 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지를 설명했다. 범죄도시는 ⅔ 지점까지 악인이 영화를 이끌고 나가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강력한 한방으로 그 답답함을 해소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끝까지 몰린 사람들이 마지막 한 방으로 통쾌함을 얻고 싶어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 구조에 열광한다는 것. 그러나 그런 코미디 환타지들이 계속되면 거기에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이 현실을 리얼하게 반영한 영화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한다고 추세를 설명했다. 1930년대 코미디 영화 이후에 나타난 극 사실적인 ‘빅 슬립(1946)’같은 필름 누아르 영화가 그것.

 

사회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반복될 경우 사람들은 오컬트 영화에 집중한다고도 했다. 한국영화 ‘파묘’의 흥행은 2023년 하반기 한국의 이해되지 않는 정부의 역사의식에 반하는 공중들의 반발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영화 곡성이 브라질 상파울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을 때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무슨 일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6년의 한국 정치도 지금만큼 혼잡했던 것이다. 영화를 통해 그 나라의 현재 정치상황이 읽혀진다는 이야기는 매우 공감이 되면서도 신선했다. 영화 파묘가 귀신과 SF를 금기시하는 공산권 나라인 베트남에서도 흥행했다는 이야기를 통해 나라 간 문화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티모시 살라메를 스타덤에 올린 영화 ‘듄’이 중동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를 재편을 어떻게 담았는지, 넷플릭스에서 상영 되었던 8부작 드라마 ‘삼체’가 중국의 문화대혁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어떻게 담았는 지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두 시간을 꽉 채운 강연의 모든 순간이 이 짧은 글에 담기에는 모두 소중했던 순간.  나열했던 영화 외에도 수 많은 귀한 영화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그 영화가 담고 있는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오동진 평론가를 보며 경외감마저 느꼈다. 그가 말한 인간의 변화는 ‘문화적 충격’을 통해 시작된다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영화 강연을 통해 세계사와 철학을 깊이있게 공부한 기분이다.

 

시민학교 수강생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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