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후원스토리] 백수가 된 천사, “후원도 민주주의도 포기 못해!”
봉하쌀 기부천사 ‘별샛별’님 “후원은 세금 같은 것, 꼼꼼하고 투명하게 그러나 꼭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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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여러분의 값진 후원과 참여, 그리고 사람 사는 세상의 숨은 미담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날아온 한 통의 이메일에서 시작된 ‘별샛별’님 사연입니다. 요즘 재단 사무처에서 이른바 ‘봉하쌀 천사’로 통하는 분입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제 돈이 의미 있는 일에 쓰이길 바랍니다. 그게 노무현 대통령님의 마지막 유업 중 하나였던 친환경 봉하쌀이면 더 좋을 것 같고요. 독거노인이나 아이들만 있는 가정 등 어려운 곳에 보내주세요. 이 나눔은 제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지속하려고 합니다.”
서대문, 마포, 금천구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1년치 봉하쌀 후원
별샛별님의 첫 후원은 어머니 홀로 아이 여럿을 키우는 저소득층 가정에 1년간 매월 봉하쌀 10kg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 후원은 한 달이 채 가기도 전에 마포구의 70대 할머니께로(봉하쌀 월 5kg 1년 기부), 세 번째는 3개월 뒤인 6월에 금천구의 홀로사시는 할머니께로(봉하쌀 월 5kg 1년 기부) 이어졌습니다. 후원금도 어느새 100만원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세 번째 후원에는 좀 더 따뜻한 뒷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자퇴학생들을 위해 음악교육을 하는 참 괜찮은 후배가 하나 있어요. 이 친구를 또 다른 제 후배에게 소개시켜줬지요. 둘이 잘 어울릴 거라 생각은 했지만 언제 그렇게 사이가 깊어졌는지 어느 날 불쑥 결혼을 한다고 찾아왔지 뭐에요. 결혼식 사회도 맡아달라면서.”
귀한 인연을 맺게 된 후배 부부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중매 역할을 해준 ‘은인’에게 감사의 선물을 물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별샛별님은 “나한테 뭘 주는 대신 너희들 스스로에게 결혼기념선물 하는 셈치고, 봉하쌀을 1년간 기부하는 게 어떻겠냐”는 역제안을 했습니다. 오히려 신혼부부에게 귀한 나눔의 기회를 선물한 겁니다. 부부 역시 선배의 의견을 흔쾌히 받아 30여만 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재단에 보내오셨습니다. 덕분에 고시원에서 연고 하나 없이 어렵게 생활하는 한 할머님께서 1년간 봉하쌀을 드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명한 운영, 보편적 복지실천 그리고 ‘후원자에 대한 이해’가 후원의 조건
“재단과 미래연을 비롯해 몇 군데 더 후원을 하고 있어요. 지난해 후원한 금액이 300만원이 조금 넘는 것 같은데, 당연히 내야 할 ‘세금’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무작정 후원금을 내는 건 아니랍니다. 저만의 엄격한 기준이 몇 가지 있어요. 후원금을 꼼꼼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 곳인지, 보편적 복지의 정신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기부하는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지죠. 노무현재단이야말로 이런 조건들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별샛별님은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는 등 적잖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생활도 생활이려니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해오던 기부 활동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요. 다행히 요양과 재활치료를 거치며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해 새로운 직장도 구할 수 있었고, 기부와 나눔도 재개되었습니다. 그때 추가로 시작한 후원이 재단후원이자 봉하쌀 나눔입니다.
“직장은 그만두었지만 후원은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며칠 전 재단의 나눔사업 담당자는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다시 받게 됩니다. 예, 맞습니다. 별샛별님입니다. 1년 전 약속을 내내 잊지 않은 별샛별님은 “작년에 후원한 봉하쌀 기부가 1년 만기가 되었으니, 한 해 더 연장해 쌀을 보내면 좋겠다”며 다시 1년치 봉하쌀 비용을 재단에 보내주셨습니다.
별샛별님은 얼마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역의 야당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불철주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이라던 후원의 전제조건을 깨고 봉하쌀 후원만큼은 끊이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어서 빨리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할 텐데 천하태평입니다.(웃음) 대신에 좀 더 적극적으로 생활정치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정치인이 되겠다는 건 아니고요. 우선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어야겠죠.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잖아요? 여러모로 배움과 성장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도 노무현재단과 봉하쌀로 맺은 나눔의 인연은 계속되었으면 해요.”
올봄에는 별샛별님이 기대하는 ‘민주주의의 아름다운 꽃’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꽃사태’처럼 피어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잊지 않고 보내주시는 따뜻한 후원의 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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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이야기 입니다. 읽는 제가 기분이 좋습니다. 별샛별님은 아마도 행복바이러스 전파자? 미모도 은근 자신 있으신 듯.. ㅋㅋㅋ. 좋은 날들 쭉~~ 되세요.
2016.4.6.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