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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소식

차성수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장, 노무현재단 제7대 이사장 취임

by노무현재단 · 2025.3.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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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수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장이 3월 12일(수) 노무현재단 제7대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차성수 이사장은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공식 취임식을 가진 후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차성수 이사장은 참여정부 당시 시민사회수석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했으며, 현재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취임식에는 정세균 전 이사장과 하승창 상임이사를 비롯해 김삼호, 이광재, 이정호, 조수진,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와 박성수 감사, 고재순, 김경륜, 김성환, 김영배, 배기찬, 변양균, 안연길, 오재록, 이은희, 정상문, 주영훈, 황이수, 박병국, 김대영 상임운영위원이 참석했습니다.

 

 

 

 

 

정세균 전 이사장은 이임사에서 “노무현 대통령께 빚진 마음으로 살아왔으며, 재단 이사장으로 3년간 봉사한 것이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특히 “노무현이 꿈꿨던 세상을 어떻게 더 빨리 맞이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며, “노무현보다 더 노무현답게 해나갈 후배들이 결국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차성수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깨어있는 시민이 더 많아지는 게 역사의 진보이고, 그 과정이 민주주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광장을 넘어 직장, 마을과 골목, 우리 삶의 현장 곳곳에서 더 넓은, 더 깊은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불의에 분노하고 저항합니다.”는 사람 노무현의 말을 전하며 “길게 보면, 멀리 가려면 결국 사랑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며 사랑이 변화의 원동력임을 강조하며 취임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차성수 이사장의 임기는 2025년 3월 18일부터 2028년 3월 17일까지입니다.

 

 

 

정세균 이사장 이임사

 

노무현 대통령님, 저는 이제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기를 마치고 물러납니다. 벌써 3년이나 됐습니다. 잘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성격 잘 아시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대통령님을 본 날이 2009년 2월입니다. 그때, 제가 왜 봉하에 왔는지 좀 의아해하셨지만, 부산에 간 김에 그냥 들렀습니다. 무척 반가워해 주셨죠. 그런데 얼굴에 그늘이 있었습니다. 그것까지 숨기지는 못하시더군요.

 

그날, 민주당에 복당해 달라고 말씀드리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습니다.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어 좀 더 강했더라면 대통령님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졌을까?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그렇게 빚진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재단 이사장으로 3년 봉사했으니 이제 절반쯤은 빚을 갚은 셈 치겠습니다.

 

대통령님과 저는 친하게 지낼 기회가 많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잘 안 맞았습니다. 저는 호남에 기업 출신인데, 대통령님은 영남 출신에 노동계를 대변하는 투사였습니다. 

 

저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사람인데, 대통령님은 정반대셨죠. 대통령님은 늘 뭔가 일을 벌이려고 했고, 저는 현실을 중시하면서 일을 수습하는 편이었습니다.

 

가끔은 대통령님의 직선적이고 호방한 스타일이 부러웠지만, 저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야 하는 말인데, 저는 대통령님이 어색하고 불편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긴 저도 항상 고분고분하지는 않았죠.

 

이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우리가 그 오랜 세월 동안 싸우지 않고 함께한 것 자체가 신기합니다. 그래도, 함께한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정치할 맛이 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초선 시절에 현대차 파업 중재를 위해 함께 갔던 현장에서 대통령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갈등이 있을 때 나서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정치의 본령 가운데 본령이다.”

 

우리는 그게 정치라고 배웠고, 그렇게 하려고 힘껏 노력했고, 그렇게 하면서 정치하는 재미와 보람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뭐가 달라진 게 있냐고 물으신다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게 좀 어떠신가요? 답답하시죠? 저도 답답해 죽을 지경입니다. 대통령님께서 귀가 닳도록 말씀하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이렇게 어려운 일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상식과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몰상식이 상식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인 것처럼 행세하는 세상입니다. 경고 삼아 계엄령을 선포하는 세상이니 달리 더 무슨 말씀을 드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러고도, 최소한의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세상입니다. 이러다간 푸념이 끝도 없겠습니다.

 

우리 노무현재단에 대해서도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재단이 미래를 봐야 하는데 아직은 과거에 많이 머물러 있습니다. 아마도 대통령님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많이 남아서 추억의 끈을 놓기 싫어 그런 듯합니다.

 

그러나 이젠 과감하게 미래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노무현이 꿈꾸던 세상이 무엇이었는가를 넘어, 그 세상을 어떻게 빨리 맞이할 것이냐에 집중해야 합니다. 대통령님께서도 동의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새로 취임하는 차성수 이사장에게 전하겠습니다.

 

그리운 노무현 대통령님,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진보적 열정을 가진 노무현의 후예들이 결국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노무현보다 더 노무현답게 해나갈 것입니다.

 

저는 비록 재단을 떠나지만,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십시오. 꿈에서라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2025년 3월 12일

정세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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