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활동 참여 후기
두 번째로 읽는 ‘이중나선’은 첫 번째와는 감동과 이해가 사뭇 다르다. 오늘은 저자 ‘제임스 왓슨’ 한 사람에 대해서만 말해 보고 싶다.
1950년 그의 나이 22세에
‘박테리오파지에 대한 X선 영향 연구’로 인디애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 과학자였다.
그러나 이 책을 덮으면서, 일찍 성공한 천재이기 이전에 청년의 감성을 숨기지 않는 평범하며
건강한 젊은이였다는 것을 느꼈다. 햇볕 좋은 날은 연구실의 과제가 있음에도 밖으로 나가 테니스를 하고
싶어했고, 아름다운 아가씨와 영화를 보고 얘기하기를 즐겼던 청년이었다.
이중나선 논문을 ‘로렌스 브레그’ 경의 승인을 거쳐 ‘네이처 지’에 발표했다는 의미는 노벨상을 예약한 것과 다르지 않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왓슨이었다. 그런 그가 센강을 건너 룩셈부르크 궁전 근처의 호텔로 걸어가면서, 자기는 지금 철저히 혼자임을 자각하는 장면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근처를 활보하는 긴 머리 아가씨들에게 더 이상 한눈을 팔지도 않았다.
“이젠 나도 어엿한 25세로 그런 일탈행동을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았기에.”
천재 과학자가 쓴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나이가 많다, 일탈을 해서는 안 된다는 독백은 그가 갑자기 늙어버린
듯하다. 정상은 높이가 아니라 고독의 깊이로 완성된다 했던가. 성공은
사람을 단숨에 어른으로 만들어 버리는 걸까?
그는 남의 논문을 기웃거리기를 꺼리지 않았으며, 대화를 통해 상대의 생각과 지식을 끌어내려 부단히 애쓰는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자기의 하루를 허투루 낭비하지 않는 철저함, 그리고 부모님에게 매주 편지를 써 보내는 성실함과 효심이 돋보였다. 그 편지들이 훗날 책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고백이다.
책 ‘이중나선’은 그가 주도한 게놈프로젝트의 수십억 달러 예산을 받아내는데 미 상원의원들을 설득하게 해준 고전 반열의 명저이다. 연구 실적면에서 보자면 윌킨스와 큐릭의 공이 더 크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세 명이 함께 노벨상을 받았으나, 오늘날 ‘이중나선 구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제임스 왓슨이 되었다. 그는 기록의 중요성을 일찍 간파하고 있었다.
나무가 높이 자라고자 함은, 햇볕을 많이 받고자 함이 아니고 그늘을 넓히고자 함이다. 왓슨의 그림자는 인류의 미래에 빛이 되리라.